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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고덕삼성현장 이야기/기술자 이야기

삼성 고덕 현장은 어떤곳인가? 내가 숙식노가다를 하게 된 이유.

 나는 평택 고덕 건설현장에서 전기팀을 운영하는 현직 팀장이다. 현재 이 글을 작성하고 있는 시점에는 P3 PH4현장에서 근로하고 있고 8층 전기실에서 일하고 있다. 이곳은 많은 사람들에게 이른바 '숙식노가다' 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고 고소득 일자리로 나름 소문이 나있다. 여기서 고소득의 정의라 함은, 같은 시간 대비 하루에 벌 수 있는 돈의 양이 다른 직장에 비해 높은것을 의미한다.

 

 내가 이곳에 처음 오게된 경로를 말해보자면, 때는 2017년 1월 초였다. 나는 일전에 포기했던 경찰시험을 다시 치르기 위해 돈을 모아야 겠다고 다짐했던 때다. 2016년에 나는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내의 보안회사에서 일하고 있었다. 회사 게이트(입구)에서 공항에서 몸수색을 하듯 스캐너를 들고 퇴근하는 사람들이 게이트를 통과할 때 금속 탐지기에서 '삐' 소리가 나면 몸을 수색하고 휴대폰 카메라에 붙은 보안스티커를 확인하는 일을 하고 있었는데, 당시 게이트를 통과하는 부류 중 하나가 건설노동자였다. 나는 그렇게 이들의 존재를 처음 알게 되었고, 그들이 받는 보수가 제법 괜찮다는 얘기를 직원들을 통해 듣게 되었다.

 

 과거 나는 이와 비슷한 업종인 조선소에서 일을 해본 경험이 있었고, 조선소에서의 수입은 그렇게 대단하진 않았지만 삼성반도체에서 건설일을 하는 이른바 '육상플랜트' 노동자들은 조선소에서 버는 돈보다 훨씬 더 좋은 조건으로 돈을 받는다는걸 알게되었다. 조선소의 임금 구조는 아침8시부터 근로를 시작하면 저녁6시까지 일했을 때 1공수(하루 일당)를 벌고, 만약 잔업을 한다고 하면 밤10시까지 근로해야 1.5공수를 벌어가는 구조였다. 즉, 1공수당 내 일당이 10만원이라 치면 밤10시까지 잔업을 하면 1.5공수인 15만원을 벌어가는 구조인 샘이다. 그런데 육상플랜트는 아침7시에 시작해서 오후5시까지 일을 하면 1공수를 받고 저녁7시까지 일을 하면 1.5공수, 밤10시까지 일을하면 2공수를 받아가는 임금 구조였던 것이다. 그리고 조선소는 잔업이 거의 없는 반면, 육상플랜트는 잔업이 많다!  한 달에 40공수를 찍으면 400만원이라니!! 이만한 보수를, 그것도 주야 교대근무도 아닌 근로 형태를 가진 일자리가 지급하는것을 대기업을 제외하곤 본적이 없었다. 나는 그렇게 2016년 12월 31일, 다니던 보안회사를 퇴사하고 경찰 재시험을 치기 위한 자금을 모으기 위해 육상플랜트의 길로 들어섰다.

 

 당시 육상플랜트 일자리를 구하는 루트는 네이버 밴드를 통해서 이루어지는게 일반적이었고, 그당시 가장 핫한 현장이 평택고덕현장이었다. 거제도 지역 커뮤니티인 '거사모' 에서도 조선소의 열악한 근로 환경에 환멸을 느낀 일부 사람들이 새로운 유토피아라면서 평택고덕삼성반도체의 존재를 한창 얘기하고 있을 정도로 이곳은 뜨거운 감자였다. 무려 극과 극의 도시에서 이런 얘기가 오갈 정도라면 말 다했다고 해야 하지 않을까? 그렇다고 모든 육상플랜트가 다 잔업이 많은가? 그렇지 않다. 육상플랜트 중에서도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는 이른바 '하이테크' 현장만이 이런 말도 안되는 잔업 물량을 제공하고 있었다. 회사를 퇴사하고 나는 부푼 꿈을 안고 다시 시작될 나의 미래를 상상하며 일자리를 알아보고 있었다. 조선소에서 하던 일도 전기였기에 나는 전기 공정을 구하는 팀을 알아보았고 여러 군데에 연락을 넣다가 어느 한 곳에서 바로 일하러 오라는 연락을 받았다. 그길로 나는 SRT를 타고 지제역으로 향했고 그 때 나의 고덕라이프가 시작되었다. 그렇게 나는 2023년인 지금까지 일하게 되었고, 현재는 경찰의 꿈을 접고 전기팀장으로서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이 글을 읽는 독자들 중 이 곳에서 일을 하고 있는 이도 있을것이고, 이직을 고려하고 있는 이도 있을것이다. 이곳 평택고덕현장은 누군가에게는 기회의 땅이 될 수도 있고, 또 누군가에게는 극한직업의 한 종류의 기억으로 남게 될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은 당신이 어떤 마음가짐을 갖고 일을 하느냐에 따라 다르고, 어떤 목표를 갖고 성장하느냐에 달려있다. 2017년 한낫 조공에 불과했던 내가 지금은 팀장이라는 타이틀을 차고 일을 하고 있듯이 당신에게도 다른 대기업 사원 부럽지 않은 '사업가' 이기에 벌 수 있는 돈벌이를 이곳에서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블로그에서는 당신이 하이테크 현장에서 이른바 '숙식노가다' 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노하우와 올바른 기술자가 되기 위한 가이드 라인을 제시할 것이다. 다른 직장 못지 않은 돈벌이를 할 수 있는 방법과, 조공이 아닌 '기공',' 전공'의 길로 초고속으로 갈 수 있는 루트를 알려 줄 것이다. 자, 당신의 양 손에 뺀지와 스패너를 들 준비가 되었는가?

 

 다음 편에서는 이곳의 생리와 취업 경로에 대한 이야기를 상세히 다루도록 할 예정이다. 앞으로도 많관부 바라면서 이만 첫 글을 마치도록 하겠다.